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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좀비딸’은 좀비물이라는 장르 안에서 가족애를 중심에 두고 전개되는 이례적인 작품입니다. 관객에게 웃음과 공포를 동시에 전달하면서도, 마지막에는 진한 여운과 해석의 여지를 남기며 많은 화제를 불러왔습니다. 특히 “결말이 정확히 무슨 의미일까?” 하는 질문은 개봉 후 커뮤니티와 SNS에서 활발히 논의되었습니다. 오늘은 ‘좀비딸’의 결말을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해보고자 합니다.
1. 결말 요약: 생존보다 사랑을 택한 아버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성철은 결국 딸 서연과 함께 외딴 곳으로 떠납니다.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장소에서, 그는 감염된 딸을 치료하려는 시도 대신 함께 살아가려는 결심을 합니다. 이는 단순한 회피가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딸을 ‘사람으로’ 존중하겠다는 선택으로 해석됩니다.
딸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상태일지라도, 성철은 서연을 사람으로 대합니다. 그는 딸이 사람으로 존재하던 기억과 감정을 믿고, 끝까지 가족으로 지키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장면은 좀비로 변해도 ‘사람다움’은 존재할 수 있다는 영화의 중심 메시지를 강조합니다.
2. 열린 결말 구조: 치료의 가능성 or 공존의 선언?
영화는 확실한 종결을 제시하지 않고, 여운 있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됩니다. 관객의 시선에 따라 결말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 ① 희망적 해석: 외딴 곳에서 새로운 치료법을 찾거나, 바이러스가 약화되어 서연이 회복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
- ② 현실 수용적 해석: 치료는 불가능하지만, 성철이 ‘사람이 아닌 존재’로 바뀐 딸을 끝까지 가족으로서 함께 살아가겠다는 결심
후자의 경우가 보다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영화 전반에 걸쳐 성철의 선택이 항상 “현실을 수용하면서도 인간다움을 지키는 방향”으로 이어져왔기 때문입니다.
3. 아버지의 죄책감과 구원의 서사
성철은 영화 내내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이혼 후 제대로 딸을 돌보지 못했다는 자책, 감염 초기에 딸을 보호하지 못한 무력감, 그리고 그녀를 사회로부터 숨겨야 했던 현실. 이 모든 감정이 영화 후반부에서 폭발하듯 나타납니다.
결국 성철은 어떤 구체적인 해결책보다 감정적으로 구원을 선택합니다. 죄책감에서 비롯된 보호 본능은 점차 ‘헌신’으로 변화하며, 영화의 마지막에서 성철은 자신도 사회적 생존을 포기한 채 딸과 함께 사는 길을 택합니다. 이는 단순한 부성애가 아니라, 그가 느끼는 도덕적 속죄이자 인간으로서의 존엄 회복입니다.
4. 좀비와 가족: 혐오와 사랑 사이
‘좀비딸’은 좀비라는 존재를 단순히 공포의 상징이 아닌, 소외와 편견의 상징으로 활용합니다. 딸 서연은 감염자이자, 사회적으로 배제된 존재이며, 동시에 가족입니다. 이러한 다층적인 정체성을 통해 영화는 “우리는 혐오의 대상조차도 사랑할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결말에서 성철의 선택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입니다. 그는 딸을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할 ‘존재’가 아니라, 끝까지 사랑받을 ‘사람’으로 대합니다. 이로써 영화는 가족의 본질, 그리고 인간다움의 의미를 관객에게 되묻습니다.
5. 후속 해석: 좀비는 은유다
일부 평론가들은 ‘좀비딸’ 속 좀비 바이러스를 정신 질환, 중증 질병, 또는 장애에 대한 은유로 해석합니다. 사회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을 때, 그 가족과 개인이 어떤 시선을 받는지, 어떻게 연대하고 사랑할 수 있는지를 묘사한 것입니다.
결말에서 성철이 선택한 ‘공존’은, 완벽한 치료나 회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상징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가 더욱 고민해야 할 ‘포용’의 문제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맺으며: 정답 없는 결말, 깊은 울림
‘좀비딸’의 결말은 명확한 답을 주지 않습니다. 대신 관객 스스로에게 질문을 남깁니다. 만약 내 가족이 좀비가 된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단순히 생존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사랑을 택할 것인가?
이 작품은 공포 그 자체보다 공포 속에서 지켜야 할 인간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좀비딸’은 좀비물이라기보다는,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를 담은 휴먼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결말을 이해하기 위해선 논리보다 감정으로 다가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이 영화의 진짜 결말일지도 모릅니다.
